자연 NATURE

분주히 모를 내는 걸음, 어느덧 낟알 여물고, 가을걷이를 하여 찧고 빻아 누룩을 띄운다. 아침저녁으로 술동이 살피는 일은 사람의 몫이어도 술맛이 들고 말고는 햇살과 비바람과 달빛, 대지의 기운에 달려 있다.

제주도의 바람이 지나간 고소리주, 한산 땅 들판에 일렁이던 들국화 스민 소곡주, 지리산 자락 푸르른 솔잎의 맑은 기운이 빚어낸 솔송주.

지난해 고두밥 짓던 손으로 이듬해 더한 정성을 들여도 해마다 술맛이 다르니 우리 어머니들이 하늘의 도움을 기원했던 이유다. 골골이 주름진 우리 땅은 산 하나 넘으면 말이 바뀌고, 강 한 줄 건너면 삶이 다르니 나고 자라는 것도 천양지차. 그러니 고을마다 술맛도 다르다.


고소리 유자 슈러브
한산 생강 온더락
솔 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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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향기 나는 고등어초회
참외장아찌를 곁들인 학꽁치초회
잣 소스 한우낙지탕탕이